Tres Aspectus Mundi
세계와 경계
박찬민/ 정경자/ 최원교
《세계(細界)와 경계(境界)(Tres Aspectus Mundi)》는 박찬민, 정경자, 최원교 세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세계의 다층적인 단면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세 작가들이 오랜 기간 동안 구축해온 내밀하고 세밀한 ‘세계(細界)’와 그 세계가 지닌 경계, 그리고 그 경계를 넘나들며 작가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박찬민의 ‘세계(細界)’는 현대 도시의 풍경을 해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점차 동질화되어 가는 현대 도시의 건물들을 단순화하는 박찬민의 이미지들은 인공적 경관과 현실, 그리고 그 안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 사이의 경계를 질문한다. 그의 작업은 복잡한 도시의 표면 아래 숨겨진 구조적 본질을 드러내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환경의 경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정경자가 바라보는 ‘세계(細界)’는 보통의 시간과 수많은 이들의 기억이 겹쳐진 공간을 통해 개인의 내면에 축적된 장면이 지닌 모호하면서 내밀한 시간을 보여준다. 정경자의 이미지에 비친 사소한 일상과 장소의 흔적은 더 이상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삶을 구성하는 고유한 서사로 재탄생하며, 이는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편집되고 재구성되어 우리 각자의 세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작가는 조용한 것처럼 보이는 모든 순간과 공간에 깃든 의미를 섬세하게 포착하며, 인간의 내면이 지닌, 언어를 벗어난 감정을 들여다보게 한다.
최원교가 빚어낸 ‘세계(細界)’는 기억과 기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정면으로 다룬다. 작가는 AI를 통해 ‘존재한 적 없는 얼굴’을 생성해낸다. 그 과정을 통해 작가는 믿음과 불확실성,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실험한다. 디지털로 생성된 이미지를 다시 물리적 조형물로 치환하는 최원교의 작업 과정은 비물질적인 데이터가 현실 세계와 만나는 경계 지점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혼란과 인식의 문제를 환기한다.
정경자의 이미지들이 기억으로 쌓아 올린 내면을 환기시킨다면, 박찬민은 우리가 마주한 외부 세계의 경계(境界)를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최원교는 비물질적인 이미지의 환상을 물질적으로 치환시키는 과정을 통해 가상과 현실 사이에 놓인 이미지의 감각적 인식에 대해 제고한다. 기획전 《세계(細界)와 경계(境界)》는 이들 세 개의 시선(Tres Aspectus Mundi)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조용히 묻는다. 당신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인가, 당신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가.
글. LENA (기획)